멕시코 갱단은 단순한 범죄 집단이 아닙니다. 이들은 지정학적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국가 구조의 취약성을 뚫고 정계, 군부, 사회 전반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들어 이들 조직은 군사적 능력, 국제적 연계망, 디지털 전략을 결합하여 전례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펜타닐 사망자 급증, 유럽으로 확산되는 마약 경로, 아시아에서의 불법 자금 세탁 루트 등, 이들의 움직임은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이슈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조직 구조와 세력 확장 방식
멕시코 갱단의 조직은 보통의 범죄 집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들은 군대식 위계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작전의 효율성과 확장성 면에서 정규군을 방불케 합니다. 대표적인 조직으로는 신나로아 카르텔,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로스 세타스, 걸프 카르텔이 있으며, 이들은 각자 고유한 전략과 리더십을 기반으로 세력 다툼과 영토 분할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장 상층에는 '파드리노' 또는 '엘 보스(El Boss)'라 불리는 총책이 있으며, 이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대부분 은둔 생활을 하며 조직을 지휘합니다. 중간층은 지역별 책임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자의 구역에서 작전, 모집, 자금 조달 등을 책임집니다. 말단 조직원들은 마치 군대의 소대나 중대처럼 편성되어, 납치, 암살, 밀매 작전에 투입됩니다. 특수 훈련을 받은 정예 병력은 주로 군 출신으로 구성되며, 드론 정찰, 야간 투시, 사제 폭발물 사용 등 고도화된 기술을 활용합니다.
CJNG는 특히 군사적 기술력과 소셜미디어 전술에 능한 조직으로, 홍보 영상, SNS를 통한 선전, 지역 사회에 대한 후원 등을 병행하며 자신들을 일종의 ‘민중 조직’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범죄 활동과 자금 조달 전략
멕시코 갱단의 핵심 수익원은 여전히 마약 밀매입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중남미 마약 공급망의 허브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코카인, 헤로인, 메탐페타민, 그리고 최근 가장 치명적인 펜타닐까지 다양한 마약을 북미, 유럽, 아시아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중국과 인도에서 공급받은 펜타닐 전구체 물질을 멕시코 내에서 합성 후 미국으로 밀수하는 경로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약 외에도 갱단의 수익 다변화는 놀라울 정도로 치밀합니다. 주요 수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인신매매 및 불법 이민 브로커 – 남미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려는 이민자에게 ‘통행료’를 받고, 이를 거부하는 이들은 납치, 감금, 심지어 살해당하기도 합니다.
- 서류 조작 산업 – 위조된 신분증, 비자, 여권, 은행 계좌를 판매하며, 미국 내 신분 세탁 및 노동 시장 침투를 돕습니다.
- 암호화폐를 활용한 자금 세탁 – 익명성이 보장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수억 달러의 범죄 수익을 은닉하고 있습니다.
- 불법 광산 운영 및 자원 밀매 – 금, 은, 희귀 광물 자원을 채굴하여 해외로 빼돌리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외화 수입을 확보합니다.
- 사이버 범죄 연계 – 해킹, 랜섬웨어 유포, 금융기관 침투 등 국제적 사이버 갱단과의 협력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반응과 대응 전략
멕시코 갱단의 영향력은 이제 단순한 마약 문제를 넘어 국제 안보 위협으로 진화했습니다. 미국 DEA, FBI는 물론, 캐나다 RCMP, 유럽연합의 마약감시기구(EMCDDA),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까지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2024년 들어 멕시코 정부는 미군 및 CIA와 공동 작전을 일부 허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갱단은 오히려 지역 사회를 포섭하며 자신들의 이미지를 ‘보호자’로 재포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카르텔은 빈민 지역에 학교를 짓고, 무료 식량을 제공하며, 도로를 포장해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 기능의 공백을 갱단이 대신하는 ‘그림자 정부’ 역할로 이어지고 있으며, 정치인의 부패, 경찰의 연루, 사법기관의 무능은 갱단의 영향력 확장에 결정적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맺음말
2025년 현재, 멕시코 갱단은 더 이상 단순한 마약 밀매 조직이 아닙니다. 이들은 정치, 경제, 군사, 사회 전반에 침투한 초국가적 범죄 세력으로 진화하였으며, 전 세계적인 공동 대응 없이는 근본적인 해소가 어렵습니다.
단순한 단속이나 사법적 대응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국가 내부의 개혁, 시민사회의 자각, 국제 공조 체계의 강화가 병행되어야만 이 거대 범죄 네트워크에 맞설 수 있을 것입니다. 멕시코 갱단이 남긴 흔적은 현재 진행형이며, 그들의 다음 수는 결코 예측 불가능하지 않습니다.